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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 1995년 1월 5일 목요일
노래하는 은행 지점장

석달째 서비스... 고객들 따라부르기도

매일 오후3시, 서울 강남구 중소기업은행 삼성동지점 객장에서는 피아노 선율과 함께 중후한 남자의 노래소리가 울려 퍼진다. 새해 은행업무 시작 이틀째인 4일도 정확히 오후 3시가 되자 호남형의 한 중년 신사가 객장 한쪽 피아노 옆에서 노사연의 「만남」을 근사하게 부르기 시작했다.

주인공은 이 은행 지점장 朴載眞씨. 박지점장이 노래를 하는동한 직원들은 고객들에게 커피, 차, 사탕 등 다과를 대접하고, 시끌벅적하던 객장은 갑자기 음악실로 바뀌고, 고객의 합창으로 이어진다. 레퍼토리는 주로 주부들이 좋아하는 가곡과 가요들이다.「보리밭」「애모」「사랑이여」...

이「3시의 데이트」가 시작된 것은 두달전. 작년 5월 「그린하모니 클럽」이란 합창단을 결성, 지역주민들과 모임을 가져온 박지점장이 11월부터 음악을 은행 객장에까지 끌어들인 것이다. 중고피아노는 회원 70여명이 조금씩 염출해 마련했고, 반주는 회원인 이경훈 박사, 김종숙씨, 이윤정양이 번갈아 맡고 있다.

「처음엔 잘못 들어온줄 알고 도로 나가는 손님, '무슨 짓이냐'고 짜증을 내거나 황당해 하는 손님도 적지 않았아요」그러나 차츰 퍼져 나가면서 고객들의 호응도가 달라지기 시작, 이젠 「명물」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이 시간에 맞춰 은행에 오는 고객까지 생겼을 정도라는 것이다. 박지점장은 71년 행내 합창부를 만들어 초대 지휘자로 활약했고, 가는 지점마다 고객과 행원의 합창동호회를 만들어 기업은행내에서는 이미 유명한 인물.

「고객과 가까운 은행이 되기 위해선 서로 인간적인 만남을 갖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노래도 '만남'을 제일 즐겨 부르지요」노래하는 지점장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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